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봄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화전놀이’라 하여
산과 들로 나가 찰떡을 지지면서 즉석에서 딴 참꽃을 떡 위에 부쳐 먹었다.
16세기 시인 임제는 “작은 개울가에서 돌을 고여 솥뚜껑을 걸고,
기름을 두르고 쌀가루를 얹어 참꽃을 지지네. 젓가락으로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한 해 봄빛이 뱃속에 전해지네.”라고 시를 남겼다.
궁에서는 왕비가 친히 궁녀들을 거느리고 옥류천 가에 나가 번철을 걸고 진달래꽃을 따다가
찰떡을 지져 먹는 봄맞이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음주가무를 하고 시를 읊으며 하루 종일 자연과 더불어 만끽하는 날이었다.
궁에서부터 민간에까지 오랫동안 지켜 내려오는 아름다운 풍속이다.
진달래는 참꽃, 두견화라고 부른다. 꽃을 익은 찰떡에
붙이면 분홍빛이 연한 보랏빛으로 변한다.
진달래 화전을 먹는 맛은 다른 음식을 먹는 맛과는 다르다.
화전은 맛으로 먹기보다는 멋으로 먹는다 하여야 한다.

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만들고 기름에 지진다.
떡이 말갛게 익으면 떡에 진달래를 얹는다. 꽃 하나씩을 붙이지 않고
아예 떡 반죽을 할 때 꽃을 많이 넣어 하여 전체 반죽이 꽃 색이 나게 한다.
화전은 먹는 꽃만 있다면 어느 때라도 할 수 있다. 화전을 할 수 있는 꽃은
매화꽃, 원추리꽃, 옥잠화꽃, 봉숭아꽃, 색맨드라미잎, 황국 등이 있다.
꽃이 없다면 푸른 잎인 쑥갓과 대추로 꽃 모양을 내기도 한다.
매우 멋을 내는 떡이므로 경사나 제사 때 편을 고이고
맨 위에 장식하는 웃기떡으로 많이 쓰인다.

꽃을 쓸 때는 꽃술을 떼고 써야 한다. 꽃잎이 길면서 분홍빛이 진하고
가운데 검은 점도 뚜렷한 철쭉은 독이 있으므로 분간해서 써야만 한다.
진달래꽃은 꽃잎만을 떼고 꽃술은 뽑아내어 얼른 헹구어 물기를 잘 두드려 없애야 한다.
진달래꽃은 떡 위에만 붙여서 먹지 않고 붉은빛이 도는 오미자화채에 띄워 화채도 해먹는다.
오미자의 성분을 우려내어 새콤달콤한 국물을 만들고, 진달래꽃은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잠깐 데쳐내어 쓴다.
그 향기와 빛깔이 봄의 화사함을 자연 그대로 나타내주니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우리 음식이다.
몸에도 좋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자연음식이니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료다.
음력으로 3월3일을 삼짇날이라고 한다.
삼짇날은 3이 둘 겹쳤다 하여 중삼(重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은 ‘따뜻한 강남으로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 이라고 한다.
이 무렵부터는 산과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된다.
특히 농번기가 시작되면 남녀노소 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다.
고된 농사일이 시작됨을 알리는 데서 화전놀이기 유래됐다.
한국의 사학자·문인인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이 조선에
관한 상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답 형식으로 쓴 책
‘조선상식문답’에 따르면 삼짇날은 겨울철 막히고 닫혔던
기운이 봄철을 맞이해 해방되는 것을 즐기는 명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동쪽으로 흐르는 개울가로 가서 나쁜 기운을 막아 달라고
제사를 지내며 액땜을 하는 계제사에서 종교적 의미를 찾기도 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내내 목욕을 못했던 사람들이
따뜻한 봄날 냇가로 가서 목욕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옛날 선조들은 삼짇날이면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붉은 색으로 물들여 꿀물에 띄운 수면과 두견화채까지 봄의 미각을 돋우는
시절음식은 자연을 고스란히 담았다. 어렸을 적 잔치 때 부쳐 먹던 화전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 삼월삼짇날을 맛있게 맞이 하고 싶다면 진달래화전을 추천한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진달래꽃이며 야생화로
화전의 추억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봄에 나는 제철꽃으로 화전을 부쳐 감상하는 봄도 참 맛있을 것 같다.
1. 재 료
-찹쌀가루 5C, 소금 1/2T, 진달래꽃 외 봄꽃,
식용유1C, 꿀 또는 시럽 1/2C
-색들이기
보리순가루2T, 비트즙2T, 백년초가루2T , 치자즙 2T
*시럽 만들기
설탕1 : 물1을 센불에서 끓여 젓지 말고
중, 약불에서 1/2정도 졸면 사용한다.
2.만드는 방법
1) 찹쌀을 깨끗이 일어서 물에 12시간 정도 담갔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