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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과 발등이 훤히 보이는 샌들의 시즌이 돌아왔다. 발을 시원하게 드러내는 여름에는 발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한동안 신발과 양말 속에 꽁꽁 숨겨두어 굳은살이나 티눈, 무좀이 생겼다면 자신감을 잃는 것은 물론 발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여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건강하고 예쁜 발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통풍 안 되는 발가락 사이, 전염성 높은 무좀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하는 곰팡이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손과 발을 좋아한다. 이러한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은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무좀이다.
무좀은 주로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일하는 사람,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활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옆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헬스클럽, 목욕탕, 수영장, 찜질방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발판, 슬리퍼, 마룻바닥 등을 통해 전염되기 쉽고 때로는 가족으로부터 옮기도 한다. 무좀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 그중에서도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인데 다른 곳보다 좁아 통풍이 잘 안 되고 습기가 많기 때문이다.
무좀은 종류별 발생 빈도를 볼 때 지간형-소수포형-각화형 순이다. 지간형 무좀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며, 건조되면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다. 손상된 피부를 통해 2차적인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발바닥과 발 옆에 좁쌀 크기의 물집이 집단으로 생기는 소수포형은 여름에 땀이 많이 나서 악화되는 경향이 많고 수포가 형성될 때 심하게 가렵다.
발바닥 전체에 두꺼운 각질이 생겨 긁으면 고운 가루 형태로 떨어지는 각화형은 만성적으로 나타나고,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발바닥에서 벗겨진 각질 속에는 다량의 균이 있는데, 무좀에 걸린 사람이 맨발로 걸어 다니면서 균을 뿌리면 그 뒤에 균을 밟은 사람의 발에 고스란히 옮을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다.
한 가지 형태의 무좀만 나타나기보다는 세 가지 형태가 다양하게 섞여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치료법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자칫 치료를 잘못 했다가는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좀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균이 발등이나 발톱까지 침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손과 발톱(조갑백선), 몸통(체부백선), 사타구니(완선), 머리(두부백선), 손(수부백선) 등 다양한 부위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러나 발에 이와 비슷한 증상들이 생겼다고 무조건 무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구두 가죽에 함유된 화학물질이나 외부의 이물질이 발에 닿아 생긴 접촉성 피부염이거나 습진 등 기타 다른 질병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꾸준히 치료만 잘하면 완치 가능
무좀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평생 발병하지만,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쉽게 고칠 수 있다. 무좀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조금만 호전되어도 곧바로 치료를 중단하고 다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완벽히 뿌리 뽑히지 않은 무좀균은 다시 재발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평생 무좀의 재발과 치료를 반복하다 보니 무좀을 잘 낫지 않는 고질병으로 인식하고 체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지속적인 치료와 예방이 중요하다.
무좀은 균의 형태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대부분 항진균제를 복용하면서 연고나 로션을 1일 2회씩 발라준다. 각질이 심하게 벗겨졌을 때는 각질 용해제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항진균제를 사용하기 전에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있으면 2차 세균 감염을 먼저 치료하고 무좀 치료를 해야 한다. 무좀 증세가 가볍다면 항균 비누와 물을 사용해 깨끗이 씻은 다음 구석구석 물기를 없애고 항진균제 연고를 4∼8주 정도 꾸준히 발라주면 완치될 수 있다.
최근 개발되는 약들은 간독성이나 위장 장애 등의 위험이 거의 없지만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무좀약이 간을 상하게 하므로 간이 나쁜 사람은 무좀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위장 장애가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인 사람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민간요법으로 식초나 빙초산처럼 강한 산성 용액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무좀에 극약 처방이다. 심한 염증과 함께 2차적 세균 감염이 일어난 증세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자극으로 인해 피부염이나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습 필요한 두꺼운 각질층, 굳은살
피부의 자생적 보호막인 각질은 외부로부터 자극이나 압력을 받을 때 더 두꺼워지고 이러한 각질층이 점차 두껍게 쌓이면 굳은살이 된다. 굳은살은 발의 가장자리와 뒤꿈치 등 압력을 많이 받는 부분에 주로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두꺼운 각질층 때문에 수분 공급이 잘 되지 않아 발바닥이 가뭄의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피가 나기도 한다.
굳은살은 잘 맞지 않거나 꽉 끼는 신발을 오래 신었을 때 혹은 보행습관이 잘못되어 압력이 발 전체에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때 많이 생긴다. 여성들의 경우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 뒤꿈치에 굳은살이 생긴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신발 볼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 때문이다. 하이힐은 폭이 좁아 발이 꽉 조이고, 굽이 높아 체중이 발끝으로 쏠려 발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준다. 따라서 무조건 신발 모양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발 모양을 고려해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굳은살을 제거하려면 발을 깨끗이 씻어 말린 뒤 발 전용 각질 제거기인 버퍼(Buffer)를 이용해 문질러준다. 각질을 제거한 뒤에는 다시 발을 깨끗이 씻고 보습 성분이 충분히 함유된 크림을 바른다. 버퍼로 해도 각질이 잘 벗겨지지 않을 때는 각질 연화제가 포함된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평소 굳은살을 예방하려면 매일 발을 씻은 뒤 발 전용 보습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굳은살이 심해 각질 균열이 일어나고 통증이 있을 때는 갈라진 틈새를 통해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 유발, 꾸준한 치료 필요한 티눈
티눈은 피부가 기계적인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아 작은 범위의 각질이 증식되어 원뿔 모양으로 피부에 박힌 것을 말한다. 오랫동안 너무 꽉 맞는 신발이나 폭이 좁은 구두 속에서 발가락이 심하게 밀착되어 자극을 받아 생긴 일종의 굳은살이다. 주로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에 생긴다.
티눈은 굳은살과 달리 각질을 깎아냈을 때 중심 핵이 관찰되고 위에서 눌렀을 때 아프다. 특히 발바닥에 생긴 티눈은 염증이 생기거나 티눈 부위에 고름이 차면서 통증이 심해져 잘 걷지 못하기도 한다. 딱딱해진 부위가 신경을 압박해서 걸을 때마다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티눈은 발견 즉시 치료해야 한다. 티눈을 치료하지 않으면 걸을 때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거나 물집, 출혈, 궤양,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티눈은 피부 각질을 용해시키는 티눈고를 부착하거나 티눈 연고를 바르는 등 꾸준히 반복해서 치료해야 한다. 간단한 경우 티눈의 딱딱해진 부분을 면도날 등으로 잘라내고 티눈의 중심 부분인 티눈 심에 약을 바르면 된다. 냉동 치료를 시행하면 티눈의 증상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티눈의 심이 깊다면 무리하게 제거하려고만 하지 말고 피부과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티눈을 잘라주는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으나 티눈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뼈의 돌출로 인해 티눈이 생겼을 때는 돌출된 뼈를 제거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치료 후 티눈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한 달 이상 많이 걷지 말고 딱딱한 신발은 신지 말아야 한다.
발 관리의 기본은 청결 유지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발에 땀이 차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운동화나 통풍이 안 되는 신발을 맨발로 신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발 밑창도 자주 환기,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양말은 땀을 잘 흡수하는 천연 섬유 소재를 신고, 매일 갈아 신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바꿔 신는다. 구두도 같은 것만 계속 신지 말고 두세 켤레를 번갈아가며 착용한다. 회사원이라면 사무실에서는 딱 맞는 구두보다는 슬리퍼로 갈아신는 것이 좋다. 무좀 환자가 있는 가족은 양말, 수건, 슬리퍼 등은 따로 사용하도록 한다.
발톱은 항상 일자 모양으로 똑바로 잘라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발톱이 살을 파고들게 되면 염증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 발을 씻을 때는 물로 대충 헹구는 것에 그치지 말고 발가락 사이사이를 세심하게 씻는다. 족욕도 좋다. 족욕을 하면서 발 관절을 움직여 발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발바닥을 주물러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녹차, 쑥, 소금, 생강, 아로마 등을 첨가하면 발의 통증이 완화되고 무좀, 습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무좀이 있는 사람은 발을 씻은 뒤 드라이어 등으로 물기를 충분히 말리고 파우더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족욕이나 발 마사지도 무좀이나 습진 등을 예방하고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무좀 같은 곰팡이 질환이 생기면 잘 낫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에게서 균이 옮거나 발에서 다른 부위로 전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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